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244

틈새를 챙길 것 바쁘다는 이유로 내버려둔 틈이 보란듯 내게 소리치는 것 같은 하루였다. 나의 틈새는 내가 가장 약해진 찰나를 언제나 놓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고, 예의를 지킬 것. 언제나 온 마음으로 상대와 순간을 살필 것. 틈새를 챙길 것. 스스로의 무심함에 분노가 치밀면서도, 그 찰나조차도 감사하게도 과분한 것들을 주시고 도닥여주시는 마음들에 자꾸만 울게 됐던 하루를 시간 속에 흘려보내며 - 잊지 않겠노라고 남기는 어떤 하루와 새삼스런 마음들. 2023. 4. 12.
모쪼록 다정할 것 벼렀던 를 드디어 봤다. 삶이, 나의 우주가 다시 한 번 너무나 소중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 영화로써 투영된 나의 이면들을 어떻게든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쪼록 나의 이 우주는 내 멀티버스 중 가장 다정한 곳이었으면, 그 어느 곳에서든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내 삶에 존재함에 감사한 지금 이 순간들이 이어졌으면 - 하고 바라고 매일에 감사하기로 다시 한 번 다짐했지만, 오늘 나의 우주는 또 한 번 무색하리만치 다정함이 퇴색됐다. 의 탱화식 포스터처럼 잠깐 다채로웠던 나의 우주는 실망과 찰나의 분노의 더께로 횟빛으로 변했다. 온전히 나로 인한 것이었다. 불필요하고도 가장 나약한 방식으로 나는 오늘 어느 순간 다시 투사가 되었다. 모쪼록 다정할 것. 쪽잠에서 깬 한새벽에 이르러, 업무.. 2023. 4. 11.
기록해야만 하는 감사를 위해 새해가 밝자마자 분주했다. 이 일을 하고서부터 쭉 그랬으니 어느덧 만 3년째다. 올해는 더 그랬던 것 같다. 또 한 번 중요한 순간에 마주한 헤어짐과 만남에 휩쓸릴 뻔한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버텨냈다, 는 말이 적절한 조금의 날들을 보냈다. 그리고서 시작된 날들. 세 번을 해 왔지만 여전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그 날들을 보냈다. 어제로 77일째였다. 사람 때문이라는 말 외에는 더 형언할 길이 없는 날들이었다. 어떤 한계 앞에선 부끄러워 숨어버리고만 싶고, 더없이 실망스러운 순간들로 소비되는 나의 밤들엔 때로 정말 울고 싶었다. 욕심 탓이라면 탓일까.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뜯어고치면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밤을 꼬박 새웠다. 마감일 3주 전부터는 이틀에 한 번.. 2023. 3. 19.
희망의 끝에서 끝까지 갔다가 마주한 것이, 돌아온 것이 이런 것이라니. 보잘 것 없이 또 마주한 끝을 부여잡으며 나는 또 마음 한구석을 바스라뜨리는 것들에 또 조금 울었다. 이것이 마지막이기를. 2023.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