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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투르게네프2

2016년 읽은 책들, 짧은 평들 변곡점이랄 만한 사건이 크게 없었던 해였음에도 독서량이 형편 없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중도포기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 시간이 없다기엔 내 시간들의 용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지라 핑계를 대기도 낯부끄럽다. 그나마 부끄러운 양심에 변론이라도 하자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다 차분히 읽어낼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 탓이라고 할까. 목표에 한참 미치지도 못했을 뿐더러 장르 편중은 올해도 극복하지 못했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올려보는 2016년 통독 목록. 1. , 에리히 프롬 / 대학 때 소설을 제외하고 제일 많이 읽은 책이 사회과학서와 역사서적이었다. 아무래도 전공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가만히 돌이키면, 사회과학서는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대부분이었다. 프롬의 대표 저서를 모처럼 읽으면서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2017. 1. 4.
<첫사랑>, 이반 투르게네프 『 그녀는 재빨리 내게로 몸을 돌리더니, 두 팔을 활짝 벌려 내 머리를 끌어안고는 뜨겁고 힘찬 키스를 퍼부었다. 그 긴 이별의 키스가 누구를 찾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리라. 그러나 나는 굶주린 듯 그 달콤한 맛에 취해 있었다. 나는 그것이 다시는 반복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109, ) 내 첫사랑은 수학책 귀퉁이에 깨알 같이 끄적인 글자들과 함께 사라졌다. 사전적 의미만 아니라면, 나는 열다섯 무렵에 첫사랑을 시작했다. 당시 수학선생님은 어떤 의미에선 조금 별난 분이셨다. 주에 한 번 꼴로, 수업 전 교과서 귀퉁이에 '지금 이 순간 피어오르는 생각'을 두세 줄 정도로 쓰라 하셨다. 그때의 나는 학생으로서 가져야 할 의무에 수반된 이런저런 것들을 제외한 남은 생각의 공간을 모조리 '그 .. 2016.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