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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순간

모쪼록 다정할 것

by 디어샬럿 2023. 4. 11.

벼렀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드디어 봤다. 삶이, 나의 우주가 다시 한 번 너무나 소중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 영화로써 투영된 나의 이면들을 어떻게든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쪼록 나의 이 우주는 내 멀티버스 중 가장 다정한 곳이었으면, 그 어느 곳에서든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내 삶에 존재함에 감사한 지금 이 순간들이 이어졌으면 -

하고 바라고 매일에 감사하기로 다시 한 번 다짐했지만, 오늘 나의 우주는 또 한 번 무색하리만치 다정함이 퇴색됐다. <에에올>의 탱화식 포스터처럼 잠깐 다채로웠던 나의 우주는 실망과 찰나의 분노의 더께로 횟빛으로 변했다. 온전히 나로 인한 것이었다. 불필요하고도 가장 나약한 방식으로 나는 오늘 어느 순간 다시 투사가 되었다. 모쪼록 다정할 것. 쪽잠에서 깬 한새벽에 이르러, 업무 중간에 스미는 흐릿한 아쉬움으로 남겨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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