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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문학2

<거짓의 날들>, 나딘 고디머 『 아무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기억의 작동, 어쩌면 그것은 욕망의 시작이며 어린 시절의 끝인지도 몰랐다. 기억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그것을 원한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같은 질문을 하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고 결국 나이가 들어가면서 희미해지는 갈망이라고나 할까. 』(p.100) 마지막 장을 덮었다. 책은 묘했다. 공기가 잡힐 듯 말 듯 했다. 무언가 몽글몽글 그려지기 시작한 건 시간이 좀 지나서였다. 조금 더 복잡하고 조금 더 우울한 사춘기의 기록. 가만히 떠올린 이 책을 향한 인상은 그랬다. 책장마다 스민 불안이 한낮에 흐르다 식은 땀처럼 끈적끈적 눌러붙어 있는 것만 같은 이야기였다. 익숙한 듯 익숙지 않은 파동이, 책을 돌아나가고 있었다. 소설은 한 소녀의 성장기에 가깝다. 그다지 유난스러울 것 없는 사춘기.. 2015. 7. 28.
<한 톨의 밀알>, 응구기 와 시옹오 국내에선 눈에 잘 익지 않은 이름.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케냐 태생의 저명한 작가다. 1960년대 중후반부터 최근까지 꽤 다작한 듯하지만, 국내에는 번역된 판본이 손에 꼽힌다. 그나마 작가 생애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이 소설이 번역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언젠가 사 두고 모셔뒀던 걸 눈에 띈 참에 해치웠다. 아무래도 생소할 수밖에 없는 명칭들과 문화에 처음에는 버벅였지만, 막상 읽으니 또 단숨에 후루룩 넘어간다. 제3세계 문학의 매력이랄까. 인공의 자극보다는 재료 본연의 생동감으로 미뢰를 일깨우는 맛이라 하면 좋을 듯하다. 그러면서도 익숙한 미감이라 하면, 이 작품을 설명하는 데 얼추 무리는 없을 것이다. 1967년 발표된 은 응구기 와 시옹오의 대표작이다. .. 2015.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