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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you be there?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가 모두 지워버렸다. Will You Be There, 이 한 곡만으로도 하고픈 말이 넘쳐흐를 것 같았다. 벅차리만치 좋아하는 노래라 당장 열변이라도 쏟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아슬아슬했던 때마다 지탱해준 곡이라 구구절절한 헌사라도 기꺼이 바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쓰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히 이런저런 말로 재단하는 게 가당키나 한 곡인가 싶다. 꽤나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 노래에 대한 인상을 어떤 말로 단정해얄지. 7분 40여 초를 가득 채우는 음들과 수많은 진심들을 과연 어떤 언어로 옭을 수 있을까. 단순히 환희 내지는 희열이란 말로 얽어매기엔 곡이 품은 세계가 너무나 방대하고 변화무쌍하다. 어제 떠올랐던 색채들이 오늘 또 다른 장면으로 대.. 2014. 7. 24.
작은 감탄 아빠께서 양파를 잔뜩 가져오셨다. 옹글종글 알이 작은 녀석들이다. 한 손에 쥐어도 쏙 들어와 자취를 감춘다. 지인의 텃밭에서 무농약으로 길러졌단다. 어쩐지... 요즘은 마트에 가면 감자만한 양파들이 여 보란 듯 기세 좋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녀석들은 성긴 망을 우격다짐으로 당장이라도 비집고 나올 듯한 태세다. 웬만한 채소는 옆에 붙여놓으면 크기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사뭇 호전적이기까지 하다. 농약도 농약이지만, 대개가 GMO 식품이어서 요리할 때마다 영 께름칙하기도 하다. 채소마저도 크고 예뻐야 소비자의 간택을 받는 시대. 인간 욕심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모처럼의 아담한 양파는 그래서 기쁘다. 오랜만에 작은 접시에도 쏙 들어오는 양파를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자그마한 이대로도 이렇게나 예쁜데. 자연.. 2014. 7. 24.
호언장담의 유통기한 특별할 것 없는 휴일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곧 비를 흩뿌릴 하늘을 아슬아슬 피해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비가 쏟아졌다. 여차 했으면 흠씬 두들겨맞은 생쥐 꼴이 될 뻔했다. 혹시나 싶어 켠 TV에선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연장전이 한창이었다. 어젯밤 동생은 코스타리카의 승리에 내기를 걸었다. 네덜란드의 낙승을 장담했던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바로도 나바로지만, 다리에 쥐가 나도록 공을 쫓아가는 이름 모를 코스타리카 선수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체력이 떨어져 잔디에 푹푹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달리고 또 달리던 10명의 선수들. 정말이지 채널을 돌리기마저 미안한 투혼이었다. 호기롭게 내뱉은 말들이 무안해졌다. 비틀즈의 페퍼상사와 애비로드 앨범.. 2014. 7. 24.
Tomorrow Never Knows 같은 제목 다른 노래. 비틀즈의 Tomorrow Never Knows를 듣다 불현듯 생각났다. 타이틀만 같을 뿐이지, 가능성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전혀 다른 곡이다. 원 타이틀의 곡은 비틀즈의 1966년작 Revolver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비틀즈의 전-후기를 나누는 주요한 곡으로도 자주 언급된다. 이 곡을 쓸 무렵의 존 레논은 한창 LSD에 빠져 있었다. 그때의 환각 경험이 철학적으로 여과 없이 담긴 게 바로 이 노래. 요즘은 마약으로 분류된 지 오래지만, LSD는 1940~50년대까지만 해도 정신병리학에서 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투입한 사례가 있었다고. 특히 60년대엔 인간 내면의 잠재의식을 일깨우는 '마법의 약'이라 하여 지식인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유통됐다 한다. 이론적으로 이를 증명하려는 움..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