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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편린 사이/음악

Man In The Mirror

by 디어샬럿 2014. 8. 7.


 



 

 

 

 

 

  지친 마음에 내려앉는 Man In The Mirror. 마이클잭슨의 대표곡으론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글렌 발라드와 시다 가렛 작, 퀸시존스 및 마이클잭슨 공동 프로듀싱 곡이다. 단일앨범 내 최다 빌보드 1위곡을 보유한 기록이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Bad에서의 네 번째 히트싱글. 1988년 1월에 발매돼 2주간 정상을 수성했다. 더 말하면 입이 아프리만치 격정적인 감동과 열정이 몰아치는 곡이지만, 2절 후렴구 후부터가 특히 백미다. 머리 끝에서 끼얹어진 전율이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을 흠뻑 적신다. 마이클잭슨이 잘 하던 장르 중 하나였던 가스펠 풍 발라드의 시초격 곡이기도.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지구 어딘가의 영혼들, 특히 어린이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경건한 합창과 어우러낸 특징은 이후 마이클잭슨 표 세계 평화 발라드의 계보로 이어진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영상은 87-88 배드 투어 당시의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편집한 버전. 무언가 가슴에 콱 맺혀 있던 게 쑤욱 내려가는 느낌이다. 이 라이브를 할 때마다 그렇게도 Brother와 Sister들을 찾아댔는데(?), 그 발음의 울림을 참 좋아한다. 진심을 다해 누군가의 손길을 바라는 느낌이다. 어딘지 애절해져, 듣는 것만으로라도 저이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열없는 마음마저 든다.

 

 

 

I'm gonna make a change, for once in my life
It's gonna feel real good, gonna make a difference
gonna make it right

 

As I turn up the collar on my favourite winter coat
This wind is blowin' my mind
I see the kids in the street without enough to eat
Who am I, to be blind
Pretending not to see their needs

 

A summer's disregard, a broken bottle top
And a one man's soul
They follow each other on the wind, ya' know
'Cause they got nowhere to go
That's why now I want you to know

 

**

I'm starting with the man in the mirror
I'm asking him to change his ways
And no message could have been any clearer
If you wanna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Take a look at yourself, and then make a change

 

-

 

I've been a victim of a selfish kind of love
It's time that I realize
There are some with no home, not a nickel to loan
Could it be rellay me?
Pretending that they're not alone

 

A willow deeply scarred, somebody's broken heart
And a washed-out dream
They follow the pattern of the wind, ya' see
Cause they got no place to be
That's why I'm starting with me

 

**

**

**

 

Gonna feel real good now
.
.
.

I'm gonna make a change
It's gonna feel real good, come on (Change)
Just lift yourself, you know
You've got to stop it, yourself (Year, make that change)
I've got to make that change, today (Man in the mirror)
You got to, you got to not let yourself, brother (Make that change)
You know I've got to get that man, that man (Man in the mirror)
You've got to, you've got to move, come on
You've got to stand up, stand up (Make that change)
Stand up and lift yourself, now (Man in the mirror)

 

You know it, you know it
You know it, you know (Change)

 

Make that change

 

 

 

 

 

 

 

  원래 뮤직비디오의 분위기는 꽤나 다르다. 메시지가 상당히 묵직하다. 그 어떤 연출도 섞이지 않은 '오늘날의 세계'가 이리저리 흩뜨려져 있다. 5분 남짓의 영상과 음악에서 갈등과 평화의 서사가 극적으로 구현된다. 초반엔 지구 이곳저곳의 잔인한 현실과 마주한다. 굶주림과 정치 갈등에 지쳐가는 아프리카인들, 유색인종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서슴지 않는 KKK, 히틀러와 나치당, 베트남 참전과 반전시위, 오일쇼크로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 서방의 개입과 종교 갈등으로 얼룩진 중동, 원폭투하 장면... 그리고 80년대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우리나라 시위대의 모습까지. '독재타도' 띠를 두른, 지금은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부모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젊은 정의들이 화면 가득 넘실댄다. 인류 현대사를 관통하는 고통들이 전반부에 불안하게 배치됐다. 어딘지 잔뜩 흐린 회색빛. 갈등의 서사는 2절 후렴구까지 이어진다. 곡의 반절이 넘는 셈이다.


  분위기는 일순간에 바뀐다. 평화협정을 맺는 미-소 지도자들,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국제구호단체, 마틴 루터 킹, 존 레논 그리고 마이클잭슨이 평생 존경해 마지않았던 간디와 테레사 수녀의 평온한 얼굴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런 장면들이 앞서 보여준 치열한 현실들의 직접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거기까지 바라는 건 아무래도 지나치다. 그저, 뮤직비디오는 합의와 화해의 위대함을 역설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열창한다. 급작스런 전환과 뻔한 서사에도 묘하게 울리는 구석이 있다. 그때고 지금이고 별반 다른 게 없어서인 탓이려니 싶다.

 

 

 

 



 

 

  그래미어워드 특별무대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손꼽히는 1988년도 축하공연. The Way You Make Me Feel과 함께 선보였다. 무대와 관객을 한순간에 압도하는 (2절 후렴구 이후의) 엄청난 열정과 성량의 라이브. 지금 봐도 사뭇 놀랍다. 게다가 팽글팽글 빠르게 돌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무릎을 콱 찧어버리는 저 동작! 언제 봐도 내 무릎이 다 시큰해온다. 무릎을 꿇고 노래하는 마이클잭슨에 놀란 기색으로 냉큼 부축하러 걸어들어오는 코러스 아저씨도 나름의 재미. 그러고 나서도 마이클이 한 번 더 스핀+무릎꿇기를 하자 또 걱정스럽게 쳐다보면서 다가가려 한다. 볼 때마다 소소한 웃음을 준다.

 

  여담으로 이 시기의 마이클잭슨을 가장 좋아한다. 반짝반짝 아이돌 비주얼이라면 스릴러 시절을 당해낼 수 없지만, 한편으론 천방지축 세상 모르고 철 모르는 아이 같기도 했다. 반면 배드 무렵 마이클잭슨은 성숙한 30대 남자 느낌이다. 매력이 넘치는 비주얼, 자신의 삶과 세계관을 더하기 시작한 노래들. 이 시기를 분수령으로 한결 진지하고 깊어진 '진짜' 마이클잭슨의 음악도 시작됐다. 너무 설익지도 너무 성역화되지도 않은, 앞날 창창한 젊은 팝의 황제의 모습이 마음을 울린다. 열정 하나만으로도 무대를 울리던 바로 그때였다. 가장 그다웠던 시절. 정말로 좋아한다.

 

 

 

 

 

 

  작년 퀸시존스 내한공연에서 시다 가렛이 부른 Man In The Mirror. 배드 앨범에서 시다 가렛의 참여도가 높았다. 이 곡의 작곡자이자, I Just Can't Stop Lovin' You의 듀엣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여성보컬 치고는 음색이 두껍고 소울풍이 짙어 상대적으로 미성인 마이클잭슨과 참 잘 어울렸다. 다만 댄져러스 투어 때는 우리 시다 언니, 너무 분위기에 취했던 건지 굵다 못해 꺽꺽대는 듯한 소리를 낸 건 여러모로 좀 아쉽다. 나이 탓에 파워는 떨어졌지만, 이 라이브가 진짜 시다 가렛 답다. 멜로디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십분 발휘됐다. 그나저나 퀸시존스도 시다 가렛도 많이 늙었구나 싶다. 시간을 이길 수가 없다.

 

 

 

 

 

  제이레빗이 부른 버전. 특유의 결이 고운 목소리가 노래에 참 잘 스며들었다. 이 라이브를 라디오에서 생방으로 들었다. 그래선지 더 친숙하고 어딘지 애틋하다. "마삼촌의 Man In The Mirror를 부르겠다" 했을 때 내심 들었던 걱정을 한 방에 날린 멋진 편곡과 목소리. 파워풀하고 간절한 원곡과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좋다. 조금은 장난스럽고도 간질간질한 것이 딱 제이레빗 느낌이다. 마지막에 뮤지가 조금만 더 진지하게 참여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아주 약간. 하긴, 남의 라이브에 진지하게 끼어드는 것도 쉽진 않은 일이다.

 

 

 

 

 

 

  의외로 깜짝 놀란 짜리몽땅&피터한 버전. 케이팝스타3에서 선보인 무대라고. 하필 시즌3을 챙겨보지 않았는데, 이런 라이브를 했구나. 웬만한 프로 가수들을 능가한다. 짜리몽땅이라는 친구들의 섬세한 화음과 피터한의 투박한 음색이 참 잘 어우러졌다. 단단한 화음 위에 더욱 말갛게 빛나오르는 멜로디. 순전히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이런 편곡을 해낸 것도 대단하다. 이토록 담백하고도 울림이 깊은 Man In The Mirror라니. "원곡의 감흥을 줄 수 있게 기타 하나로, 하모니로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유희열의 평가에 백 번 공감한다.

 

 

 

  p.s 1. 어째서 익스플로러에서만은 베보 영상이 외부재생 불가라 뜨는 걸까. 성가셔라!

  p.s 2. Man In The Mirror 라이브는 댄져러스 공연도 참 좋다. 유튜브에 괜찮은 영상이 없는 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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