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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조우

현인과 지성

by 디어샬럿 2017. 1. 23.


[​매경이 만난 사람] `대표 지성` 이어령 前 문화부장관에게 들어본 한국, 한국인 ​(매일경제) : http://naver.me/Fxi8yspi


"SNS는 양자역학의 장(場) 이론(field theory)으로 설명이 가능해요. 얌전하던 사람이 운전대를 잡으면 경쟁심 때문에 난폭해지는 경우가 있듯이 SNS라는 장에 들어가면 그 사람의 본성은 사라지고 장 안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힘에 의해서 다른 인격이 탄생하는 거죠. 이제 인간에게는 두 개의 분열된 공간을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겨진 거지요."

"SNS에서는 에코 체임버 효과가 일어납니다. 공명현상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가 확대되어 울리는 듯한 착각을 느끼는 거죠. 게다가 같은 사람들끼리 어울리면 편견마저도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들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그 공동체를 이끄는 '슈퍼 개인', 즉 그레이트 아마추어들이 등장하게 되는 거죠."

"인간에게는 지능지수를 뜻하는 'IQ', 감성지능을 의미하는 'EQ'가 있듯이 영성지능을 뜻하는 'SQ'도 있어요. 신을 믿든 안 믿든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SQ예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숨을 안 쉴까봐 겁이 나서 어머니 코 밑에 손가락을 대보는 것, 여섯 살 때 굴렁쇠 굴리는 놀이를 하다가 까닭 없이 눈물이 흘렀던 일들, 이런 것들이 모두 SQ예요. '신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 속에 존재한다'는 말처럼 말이에요. 종교적인 믿음을 자꾸 신과 연결시켜서 그렇지, 신의 유무를 떠나서 믿음이라는 세계는 영원할 겁니다. 예수가 2000년 전 인물인데 그때 신봉했던 과학은 모두 변했지만 예수가 한 말은 여전히 살아 있잖아요. 부처도 마찬가지고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그렸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살았던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말이에요. 내가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는 '독재'적 생각과 내가 민주화를 이루어냈다는 '독선'적 생각을 뛰어넘어 이제는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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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이 나이들지 않는다는 건 오만한 단언이다. 육신의 노화만큼 정신에도 나이가 찾아온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나이가 드는' 일인 반면, 어떤 이에겐 '세월이 깃드는' 작용이 된다. 세월과 시간으로 원숙해진 정념은 외려 더욱 큰 울림을 준다. 낡은 생각과 성숙한 사고를 가르는 가장 주요한 지점은 어디이며 무엇일까. 단순히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만은 아님을, 소위 '배웠다'는 사회지도층의 배반을 보며 아프게 느끼는 요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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