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여의 발걸음, 1시간 여의 기도, 되돌아오던 4시간의 길에서 흩뿌리고 온 온갖 감정들. 차창을 따라 달려오던 아스팔트 사차선은 유달리도 어두웠고, 내 미련들은 까맣게 타 긁어내지도 못한 찌꺼기가 되어 그 거리에 꾸덕꾸덕 눌러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 묵고 묵은 누군가의 눈물들 위로 내 것 같은 한숨들과 떨림들이 내려앉은, 감은 눈으로도 선한 익숙한 귀갓길.
돌아와 씻으면서 엉엉 울었다. 확인할 땐 생각보다 덤덤했는데, 울컥 하더니 순간적으로 돌이킬 수가 없었다. 비록 내 것은 이렇게 끝났지만 남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들만이라도 이루어주길. 끝내 나는 아니었지만. 이번에도 나는 아니었지만. 아마도 나는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는 2016년 어느 가을의 나. 상상해본 적이 없는 모습의... 나. 그래도 꽤나 간절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다. 진심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없구나. 그렇게 겪었으면서, 또 믿어버렸구나. 길은 너무나 울퉁불퉁하고, 나는 또 거기까지구나.
비밀의 화원/일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