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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편린 사이/음악31

Will you be there?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가 모두 지워버렸다. Will You Be There, 이 한 곡만으로도 하고픈 말이 넘쳐흐를 것 같았다. 벅차리만치 좋아하는 노래라 당장 열변이라도 쏟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아슬아슬했던 때마다 지탱해준 곡이라 구구절절한 헌사라도 기꺼이 바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쓰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히 이런저런 말로 재단하는 게 가당키나 한 곡인가 싶다. 꽤나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 노래에 대한 인상을 어떤 말로 단정해얄지. 7분 40여 초를 가득 채우는 음들과 수많은 진심들을 과연 어떤 언어로 옭을 수 있을까. 단순히 환희 내지는 희열이란 말로 얽어매기엔 곡이 품은 세계가 너무나 방대하고 변화무쌍하다. 어제 떠올랐던 색채들.. 2014. 7. 24.
Tomorrow Never Knows 같은 제목 다른 노래. 비틀즈의 Tomorrow Never Knows를 듣다 불현듯 생각났다. 타이틀만 같을 뿐이지, 가능성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전혀 다른 곡이다. 원 타이틀의 곡은 비틀즈의 1966년작 Revolver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비틀즈의 전-후기를 나누는 주요한 곡으로도 자주 언급된다. 이 곡을 쓸 무렵의 존 레논은 한창 LSD에 빠져 있었다. 그때의 환각 경험이 철학적으로 여과 없이 담긴 게 바로 이 노래. 요즘은 마약으로 분류된 지 오래지만, LSD는 1940~50년대까지만 해도 정신병리학에서 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투입한 사례가 있었다고. 특히 60년대엔 인간 내면의 잠재의식을 일깨우는 '마법의 약'이라 하여 지식인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유통됐다 한다. 이론적으로 이를 증명하려는 움.. 2014. 7. 24.
열일곱의 위안 해가 지더니, 눈치채지 못하는 새 비다. 놓쳤던 지난 2주분 푸른밤을 '경건히' 영접하기 위해 튠인라디오를 켰다. 마이클잭슨 특집이었다. 언제 들어도 반가운 노래들이 지난 전파를 타고 물길처럼 흘러들었다. 가슴을 적신다는 게 이런 걸까. 새삼 울고 싶은 기분이 됐다.   익히 알지만 또 들어도 좋은 비화들, 가슴 한켠이 저릿해지는 일화들, 하나하나 공감 가는 사연들. 얼마만에 접해보는 보드라운 이야기들인지. 나는 온전히 라디오에 녹아들었다. 그의 음악은 참으로 다양한 인생들의 단면을 채우고 있었다. 추억들엔 물기가 어려 있었다. 어느덧 그가 이곳을 떠난 지도 5년째. 사람들은 그립고 때로는 슬프다. 이따금 감당할 수 없이 밀려드는 그의 빈자리를 느끼며, 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누구나의 ..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