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관함10

날개 달린 시인의 연애편지 지금 편지를 받았으나 어쩐지 당신이 내게 준 글이라고는 잘 믿어지지 않는 것이 슬픕니다. 당신이 내게 이러한 것을 경험케 하기 벌써 두 번째입니다. 그 한번이 내 시골 있던 때입니다. 이른 말 허면 웃을지 모르나 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입니다. 나는 다시금 잘 알 수가 없어지고 이젠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고까지 합니다. 혹 나는 당신 앞에 지나친 신경질이었는지는 모르나 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단 것을 어느날 나는 확실이 알았었고..... 그래서 나는 돌아오는 걸음이 말할 수 없이 허전하고 외로웠습니다. 그야말로 모연한 시욋길을 혼자 걸으면서 나는 별 이유도 까닭도 없이 자꾸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 죽을 뻔 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로 나는 당신에게 긴 편지를.. 2014. 7. 28.
정지용의 서글픈 피리들 일본의 피리라도 빌려서 연습하겠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피리꾼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랑도 철학도 민중도 국제문제도 피리로 불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당파와 군집, 선언과 결사의 시단은 무섭습니다. 피리. 피리. 피리꾼은 어디서나 언제나 있는 법이지요. - 편집부에 부친 편지에서, 정지용 --- [한겨레] '향수' 시인 정지용 새 작품 발굴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48750.html?_fr=sr1 채플린을 흉내내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다. 모두가 와르르 웃었다. 나도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 가지 않아 엉덩이가 허전해졌다. 채플린은 싫어! 화려한 춤이야말로 슬픈 체념. 채플린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음침한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 아래 서성이며 진흙과 장.. 2014.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