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 만에 아침 조깅을 나섰다. 모처럼의 구름 한 점 없는 날이었다. 근 열흘 만이었던가. 마른 하늘이 반갑고 아까워 도무지 가만있을 수 없었다. 한여름의 깨질 듯 투명한 하늘과 기세 좋게 자리한 녹음, 햇발에 반짝이는 물빛과 무르익은 바다내음...
수없이 본 풍경이건만 새삼스럽게도 애틋했다. 횟빛 아침을 열 번이나 맞고서야 느끼는 보얀 아침의 소중함이라니. 나는 그간 얼마나 많은 일상의 가치를 놓쳐온 걸까. 작은 것에도 사람에도 늘 감사하자는 다짐은 매일의 홍수에 가라앉아버리기 일쑤. 간만의 창창한 동백섬은 그래서 고마웠다. 뛰다 걷다 하며 몇 번이고 기억했다. 곧 올 장마 전까지 많이 봐 둬야지.
그나저나 정도전 끝났다. 1화부터 봐 와선지 마음이 헛헛하다. 6년 만에 본방사수한 주말사극이었다. 후속드라마는 내년 1월 방영이라던데. 당분간 뉴스 이후 45분이 허전할 것 같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 이만 꿈나라행. 6월 마지막 일요일은 왠지 분주한 아침이 그려지는 "Take Five"!
(20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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