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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일상

흑백의 쳇 베이커

by 디어샬럿 2014. 7. 24.

 

 

 

 





  쳇 베이커는 일관되다. 어딘지 흑백의 모노컷 느낌이다. 그늘 한 자락을 이고 있는 듯한 인상. 공허라든지 고독 따위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분명 이이의 모습이 아닐까 싶지만, 그럼에도 까마득한 칠흑보단 어스름한 담흑의 이미지. 

  그의 트럼펫 사운드도 그를 닮았다. 어둡지만 마냥 무겁지 않다. 나른하면서도 힘이 빠지지 않고, 여백을 주면서도 빈틈이 없다. 싱코페이션과 임프로비제이션의 남용을 자제한 '최소한의 것들'의 미학이랄까. 노래도 곧잘 했는데, 타고난 음색마저도 그 흔한 꾸밈음 하나 없이 담백하다. 이쯤되면 천성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애수와 우울의 아이콘(!) 쳇 베이커 연주 및 노래, "Let's Get Lost". 메이저 멜로디의 밝은 진행에도 어김없이 덧입혀진 담흑빛 음색이 매력적이다.



(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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