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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일상

어떤 종류의 정

by 디어샬럿 2018. 11. 5.

그렇게 꿈꾸면서도 영 정을 붙이지 못한 꿈이 있었다. 그 꿈의 극히 일부일 뿐인 무언가만을 좇으며 그 꿈을 그렇게나 갈망했다. 잡히지 않는 꿈에 울고불며 왜 내겐 허락되지 않는 건지 원망하면서도 정작 “좋아한다”는 말 앞에선 과감히 뛰어들지 못하고 서성일 뿐이었던, 내 20대의 절반 가까이를 물들였던 꿈이 있었는데

이제야 그 꿈의 의미를 알아가고 있다. 이 꿈에 이렇게나 정이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나 치이고 때로는 배우는 시간에 푹 절여져야만이 다가오는 꿈이었던가. 이 시간 덕에 이 꿈에 이렇게나 정이 들어버릴 수 있다면, 이 시간이야말로 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구나 싶은 날들. 이따금 다가오는 서러움을 흘려보내기만 한다면, 나의 꿈이 주는 섬세한 언어들에 마음이 놓이는 나날들. 언제나 좋다. 내일도, 모레도. 이 언어들과 내가 해낼 것들과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덕에 눈물 나게 감사하고 행복한 이 날들이- 내 삶이 못 견디게 좋다. 이 소리들에 진정으로 정을 붙일 수 있어 좋다. 이 음률들을 정으로 붙들 수 있는 나의 오늘들이, 진심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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