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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편린 사이/음악

<We Are The World> - USA for Africa

by 디어샬럿 2016. 9. 4.




There comes a time when we hear a certain call

When the world must come together as one

There are people dying

Oh, and it's time to lend a hand to life

The greatest gift of all

We can't go on pretending day by day

That someone, somehow will soon make a change

We're all a part of God's great big family

And the truth - you know love is all we need


**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Well, send'em you your heart 

So they know that someone cares

And their lives will be stronger and free

As God has shown us by turning stone to bread

And so we all must lend a helping hand


**


When you're down and out 

There seems no hope at all

But if you just believe 

There's no way we can fall

Well, well, well, let's realize

That one change can only come 

When we stand together as one


**

**





두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너무나, 정말이지 너무나 유명한 노래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고 하지만 두 소절을 제외하곤 모두 마이클 잭슨이 만든 멜로디 라인이니, 사실상 마이클 잭슨의 자작곡이라 할 만하다). 프로듀서는 당시 MJ의 영혼의 단짝이었던 퀸시 존스. 곡 코드가 딱 MJ표다. 듣기만 해도 나 마이클 잭슨이 만든 노래요 외치는 듯한, 마이클 특유의 어딘지 울컥하면서도 가슴 따뜻해지게 하는 음이랄까.


이 노래를 위해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 45명이 모였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그야말로 초대형 프로젝트라 할 만하다. 이 곡이 발표되기 1년쯤 전 영국 아티스트들이 한데 모인 자선 프로젝트도 있었지만, 면면이 역시 이들을 따라오진 못했다. 명실상부 인류 음악 역사상 최고라 일컬어지는 슈퍼 프로젝트는 뮤직비디오 촬영에만 10시간 철야의 강행군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워낙 거물 아티스트들이라 한 자리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아 그래미 시상식 직후 멤버들을 겨우 불러모았다고도 전해진다. 그러나 곡 자체는 상당히 빨리 만들어진 편이라고. 이런저런 기대를 모은 프로젝트는 해의 시작인 1월, 빛을 보게 된다. 1985년이었다.





프로젝트 이름인 USA for Africa의 USA는 중의성을 띤다. 얼핏 미국 가수들의 집합이라는 뜻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United Support of Artists의 준말이다.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를 필두로 스티비 원더, 다이애나 로스, 레이 찰스, 밥 딜런, 브루스 스프링스틴, 빌리 조엘, 폴 사이먼, 신디 로퍼, 코러스를 맡은 잭슨 패밀리 ― 잭슨5뿐 아니라 라토야, 티토 잭슨 등 공식적으로는 음반 활동을 하지 않은 잭슨 형제들까지 총출동했다. 쟈넷만 빼고 ― 등 당대 최고의 스타와 전설들이 이름을 빛냈다. 앞에서 가수들을 지휘하는 인물이 바로 퀸시 존스고, 초반 후렴구에서 마이클 잭슨만 단독샷(!)을 받은 이유는 노래를 만든 이로서 데모 버전으로 먼저 녹음을 했기 때문이다. 이 곡을 마이클 잭슨 홀로 부른 데모 버전은 그의 베스트 앨범 중 하나인 <얼티밋 컬렉션>에 수록돼 있기도 하다.


전원이 노 개런티로 참석했으니 오늘날 재능기부의 시초격이라고 해도 무방할 터다. 아름다운 음률에 제각각의 개성이 강한 음색들이 모인 We Are The World는 가히 역사를 쓸 만했다(물론 아무리 개성이라지만 신디 로퍼의 내지르는 창법은 아무래도 적응이 안 된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을 거둬, 음반은 세계적으로 총 2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수익은 모두 아프리카 빈민 구호를 위해 쓰였다. 예술성과 대중성, 공익성을 모두 잡은 훌륭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후 비슷한 프로젝트들이 오마주처럼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원조의 파급력이 워낙에 컸던 탓일까. USA for Africa와 We Are The World의 중량감을 따라잡은 건 없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IMF 극복을 모토로 모인 우리나라 대표 가수들의 1999년 <하나 되어> 프로젝트야말로 한국판 USA for Africa의 대표적 예다. 애초에 이 프로젝트를 할 때부터 아예 '한국판 We Are The World'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기억이 난다. 한창 H.O.T.를 열심히 좋아하고 있던 열세살의 나는 2절 후렴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오빠(...)들을 보며 꺅꺅거렸더랬다. 그러고보니 M.net과 KMTV를 오가며 리모컨 재핑을 하던 그 시절의 내가 정말 많이 봤던 뮤직비디오 중 하나였다. 아직도 선명히 가수들의 차례와 영상이 기억날 정도니. 무엇보다 노래가 참 좋았다. 당대 최고의 히트곡 메이커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최준영 씨가 작사작곡을 맡았다.





아이티 대지진 구호 독려 겸 USA for Africa 25주년의 일환으로 제작된 <We Are The World 25 For Haiti>. 저스틴 비버를 위시로 마일리 사이러스, 핑크, 어셔, 마룬5, 셀린 디온, 나탈리 콜, 제니퍼 허드슨, 토니 브랙스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등 90년대부터 2010년대를 아우른 신구 슈퍼스타들이 조화를 이뤘다. 마이클 잭슨이 맡은 후렴구는 오마주이자 존중의 의미로 비워둔 점이 인상적. 원조 We Are The World에 함께 하지 못했던 쟈넷 잭슨도 이 프로젝트에서 자리를 빛냈다. 코러스로 마이클의 조카들인 3T가 참여하기도. 다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 자체는 크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프로젝트를 두고 제일 많이 오르내린 말이 바로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노래를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일각의 아쉬움도 있었더랬다.




뜻하지도 않게 시험지면으로 만난 마이클 잭슨과 We Are The World에 반가워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던 것도 잠시, 역시 시험은 시험이었다. MJ, 내게 힘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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