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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편린 사이/책

사실의 발전 ::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by 디어샬럿 2015. 7. 18.

 

 

 

 

--  권리의 특성, 그것은 영원히 아름답고 순수하게 있는 것이다. 사실은, 겉으로는 아무리 필요할지라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잘 받아들여졌더라도, 만약 그것이 사실로서만 존재한다면, 그리고 너무 적은 권리밖에 포함하지 않거나 전혀 권리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반드시 보기 흉해지고, 불결해지고, 아마 흉측하게까지도 되게 마련이다. … 마키아벨리를 보라. … 그는 단지 이탈리아의 사실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사실이고, 16세기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19세기의 도덕관 앞에서는 추악해 보이고, 사실 추악하다.

 

  이 권리와 사실의 투쟁은 사회가 시작된 이래 계속되었다. 이 싸움을 끝마치고, 순수한 관념과 인간의 현실을 융합시키고, 권리를 사실 속에 조용히 침투시키고, 사실을 권리 속에 침투시키는 것, 이것이 현인들의 일이다. (p.17)


 

 

--  가장 보통의 경우에 폭동은 물질적인 사실에서 나오는데, 반란은 언제나 정신적인 현상이다. 마사니엘로 같은 경우는 폭동이고, 스파르타쿠스 같은 경우는 반란이다. … 기아의 문제에서는 폭동도, 그 출발점은 진실하고, 비장하고, 정당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여전히 폭동이다. 왜? 근본은 옳으나 형식에서 틀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당하면서도 흉포하고, 강력하면서도 난폭하여, 닥치는 대로 후려쳤고, 눈먼 코끼리처럼 짓부수면서 나아갔고, 늙은이와 아녀자들의 시체를 뒤에 남겼으며, 무슨 까닭인지도 모르고, 무해무고한 자들의 피를 흘렸다. 민중을 먹여 살리는 것은 좋은 목적이나, 민중을 학살하는 것은 나쁜 방법이다.

 

  … 시초에 반란은 폭동이다. 강이 시초에는 급류이듯이. 보통 반란은 혁명이라는 그 대양에 귀착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정신적 비평을 부감하는 그 높은 산들, 즉 정의, 지혜, 이성, 권리 등에서 왔고, 이상의 가장 순수한 백설로 빚어진 반란은, 바위에서 바위로 오랜 추락을 거치고, 자신의 투명함 속에 하늘을 반영하고, 승리의 당당한 걸음걸이 속에 무수한 지류들을 합쳐 커진 후, 라인 강이 늪 속에 사라지듯이, 갑자기 어떤 부르주아의 웅덩이 속으로 사라진다. (pp.403-404)

 

 

 

 

-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중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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