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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편린 사이92

어느 새벽의 9번 트랙 Thriller 앨범을 어둔 때 듣는 건 잠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좋았어 오늘은 댄스댄스 댄스타임이야! 라며 까만 밤을 불태우려 작정한 젊은 마이클잭슨의 패기가 사방에서 번뜩이는데, 그만 거부할 요량이 없어진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듣다간 달밤에 문워크 체조라도 해야할 판이다. 십여 년 전 깊은 밤, Off The Wall과 다르지 않겠거니 하는 생각에 이 앨범을 재생했다 혼쭐난 적이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잔뜩 솟아오른 신경 마디마디가 가까스로 내려앉으려는 잠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었다. 결국 마이클잭슨의 품 큰 양복만큼이나 하얀 밤을 지새우고야 말았다.   그러나 유일하리만치 어둠이 어울리는 노래가 있다. 9번 트랙, The Lady in My Life. 로드 템퍼튼 작사작곡에 퀸시존스 프로듀싱. .. 2014. 7. 29.
These Foolish Things Oh, will you never let me be? Oh, will you never set me free? The ties that bound us are still around us There's no escape that I can see And still those little things remain That bring me happiness or pain - A cigarette that bears a lipstick's traces An airline ticket to romantic places And still my heart has wings These foolish things remind me of you A tinkling piano in the next apartment Tho.. 2014. 7. 24.
RIP, Maestro. 불현듯 그가 떠올랐다. 사흘 전 세상을 떠난 마에스트로. 음악도 인생도 거칠 것이 없었던 천운의 지휘자. 마젤은 5~60년대 혜성 같이 등장해, 이른 나이에 뉴욕필을 지배했다. 이 이상 그의 타고난 음악성과 카리스마를 증명할 이력도 더 없을 터다. 그의 인생은 현란한 음악적 성과로 가득하다. 이런저런 평가와 개인적 취향은 차치하고서라도. 생전 그의 음악을 그리 찾아듣는 편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되레 내 타입이 아닐 때가 더 많았다. 특유의 과하다 싶으리만큼 빠른 템포 가운데서도 중량감은 다소 떨어지는 해석이 어딘지 이질스러웠다. 음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담는다기보단 낭창하게 뛰놀도록 내버려두는 느낌이랄까. 어떤 면에서는 약간 가벼운 감도 없잖았다. 무게 있는 곡에서는 영 힘을 못 쓰는 것 같은. .. 2014. 7. 24.
관록의 발라드 마이클잭슨 사후 앨범의 역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의 Michael이 그것. 이래저래 말이 많은 앨범이었고 나 역시 불만이 강했지만, 수록된 발라드들만큼은 전성기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천명을 앞두고 있던 마이클잭슨의 관록과 여유가 물씬 묻어나는 곡들. 한창 때의 화려함은 덜하지만 불필요한 힘이 빠져 깔끔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마이클잭슨이 이런 노래도 지었어?" 싶은 담백하고 매력적인 발라드 넘버들. '진짜 발라드' 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의미에서 마이클잭슨답다.       Keep Your Head Up과 (I Like) The Way You Love Me, 그리고 Best of Joy가 대표적이다. 각각 3, 4번 및 6번..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