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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일상

마음만큼 까마득한 말

by 디어샬럿 2014. 8. 3.

 

 

 

 

 

 

 

 

 

 

  너무 좋아하게 되면 무슨 말을 해얄지 모르겠다. 어른이란 것이 돼도 마찬가지다. 보이지만 않는다면야 숨이라도 한껏 들이키고 시작하고 싶다. 습기가 잔뜩 어린 공기처럼 이리저리 스미고 가득 무거워진 마음. 주먹만한 공들이 사면체 심장을 여기저기 튀어다니는 것 같다. 수많은 말들 중에 내 것 같은 말이 없다. 이런저런 언어들이 일렬종대를 해도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감정의 지평선에 서서 보는 언어의 세계란 까마득히 떨어진 아예 다른 대륙 같다. 이름 하나에도 인사 한 줄에도 괜한 고민을 쏟아붓다,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을 꺼내버리고 만다.

 

  "友達に手紙を書くときみたいに スラスラ言葉が出てくればいいのに..."

 

  오랜만에 곱씹는 가사 한 줄에 꽂혀서 뭉게뭉게 피어오른 생각. 정말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말이 술술 나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왜 이렇게 말들에 힘이 들어가버리는지. 부자연스럽게 불쑥거리는 언어들에 얼굴이 붉어지는 날들. 가 닿지도 못할 진심만 차곡차곡 쌓여간다. 꼭 맞는 옷을 찾을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제멋대로 날아가기나 했으면 좋겠다. 운 좋게 그이의 마음에 콕 박히든, 증발해버리든. 조금 덜 좋아하는 연습이라도 해야할까보다. 이런 맘 알기나 할까? 발랄해서 더 그리운 ZARD의 노래만큼이나 묻고 싶다. Don't you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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