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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베르트 폰 카라얀2

러시아식 서정, 리히터의 '이 한 장의 음반' 어느 때건 유난히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봄에는 비발디를 찾게 되고 가을이면 브람스가 그리운 것처럼. 겨울, 특히 이 무렵은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계절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알알한 연횟빛 겨울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생각이 난다. 일상의 틈으로 옛 러시아 작곡가들의 멜로디가 예고 없이 흘러나와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것 같다. 창창한 날조차도 씁쓸한 쓸쓸함이 맴도는 이맘때의 대기 같다고 할까. 낭만파의 마지막 수호자 내지는 최후의 낭만의 기수라 불리는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 이들의 음악은 화려하면서도 투박하고 섬세하면서도 둔중하다. 그 미묘하고도 야릇한 낭만으로 건조한 날들을 축이는 게, 요즘의 작은 사치다. 리히터의 차이코프스키-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시리즈는 여러모로 '단 한 장'의 .. 2015. 1. 16.
두 장의 모차르트 모차르트는 들을수록 좋다. 한 치의 꾸밈 없고 티없이 맑은 소리들에 취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알록달록하면서도 심금을 무겁게 울리는 그 선율에 감히 누가 범접이나 할 수 있을까. 그의 음악은 형언조차 머쓱해지는 영롱하고 거대한 세계다. 듣고 있으면 경이롭기가 그지없다. 갓 세상을 접한 아이의 순수와 생을 통찰한 현인의 관조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음악. 바로 이이의 음악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음악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웅장하고 화창하면서도 비장하다. 역사의 물결을 이겨낸 적잖은 음악가 중에서도 천재라는 수식어가 허용되는 단 한 명의 위인이자, 삶에선 한없이 아이 같았지만 음악 앞에선 더없이 위대했던 사람. 오직 모차르트다. 요즘은 새삼스러우리만치 모차르트 음악을 자주 듣는다. 사 둔 채 손도 대지 .. 2015.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