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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2

운명이다 요 며칠 출퇴근길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듣고 있다. 이른바 으로 더 잘 알려진 바로 그 곡. 나는 카라얀의 지휘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건 몰라도 베토벤 5번만은, 적어도 내겐 카라얀이 압도적이다. 베를린필의 육중하면서도 둔중하지 않고, 경쾌하면서도 섬세함을 놓치지 않는 연주도 일품. 내달리는 듯한 속도감에도 음률 하나하나에 세심함을 기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이 곡만큼이나 내 운명의 향방도 참 모를 일이라는 까닭 모를 기분이 들곤 한다. 숨통을 조여올 것 같던 운명의 아귀가 돌연 등을 토닥이는 응원의 손길로 변하는 것 같은 느닷없는 변환에 또 한 번 힘을 얻는 일상의 순간들. 부제 때문인가, 이 곡엔 장면이 덧입힌다. 생의 마지막에 반듯이 누운 채로 하.. 2019. 9. 26.
Will you be there?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가 모두 지워버렸다. Will You Be There, 이 한 곡만으로도 하고픈 말이 넘쳐흐를 것 같았다. 벅차리만치 좋아하는 노래라 당장 열변이라도 쏟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아슬아슬했던 때마다 지탱해준 곡이라 구구절절한 헌사라도 기꺼이 바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쓰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히 이런저런 말로 재단하는 게 가당키나 한 곡인가 싶다. 꽤나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이 노래에 대한 인상을 어떤 말로 단정해얄지. 7분 40여 초를 가득 채우는 음들과 수많은 진심들을 과연 어떤 언어로 옭을 수 있을까. 단순히 환희 내지는 희열이란 말로 얽어매기엔 곡이 품은 세계가 너무나 방대하고 변화무쌍하다. 어제 떠올랐던 색채들이 오늘 또 다른 장면으로 대..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