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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애정

Oh, Captain! My Captain!

by 디어샬럿 201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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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이 곡을 휘파람으로 불며 등장한다.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 모스크바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오늘따라 유난히 구슬프게 들린다. 음 하나하나가 무게를 실어 가슴을 묵직하게 누르는 느낌이다. 빠른 템포도, 심지어는 이 곡의 메인인 장조풍 변조마저도. 너무나 아름다운 음률에 더 가슴이 아리다. 그토록 고운 음악을 남긴 차이코프스키도 평생을 우울증과 싸웠더랬다. 타인을 행복하게 했지만 정작 자신은 불행했던 인생들...이라니. 어딘지 잔인하단 생각도 든다.

 

  하나 같이 따뜻했던 영화들이었다. 분명 마음자리가 넓은 사람이었으리라. 갑작스런 그의 부재로 새삼 지난 시간을 돌이키게 된다. 이런 소식에서야 그를 추억하는 알량한 기억을 탓하며. 그가 나온다면 믿고 봤다. 멋진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영화들. 보들보들 만져질 것 같은 따뜻함이 맴돌았다. 90년대를 살아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작은 불을 지펴준 윌리엄스 표 휴머니즘. 진심으로 고마운 작품들이었다. 이제야 다시 떠오른 죽은 시인의 사회를, 미안한 마음으로 봤다. 키팅 선생님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한결 젊은 윌리엄스는 특유의 넉넉한 웃음으로 "Carpe diem"을 외쳤다. 본인의 인생을 그렇게 즐길 수 있었더라면... 괜스레 울컥해졌다. 불현듯 사라진 추억 한 조각. 온종일 가슴 한켠이 휑하다. 남은 그의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찬찬히, 곱씹으며, 추억하며.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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