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보티1 초체험 (初體驗) (?) 조짐이 보였던 건 벌써 몇 주 전이다. 잠자리에 들 적마다 속이 더부룩했다. 신경의 안정을 틈타 전해지는 몸의 뜬금없는 신호는 은근스러우면서도 진한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법. 건 땅에 싹 돋듯 터오르는 별의별 걱정을 애써 꾹꾹 누르며, 단순히 과식으로만 탓을 돌리고 있던 터였다. 장염이었다. 예의 완벽한 증상과 함께. 요 며칠 찬밥 처리한다고 저녁엔 거의 볶음밥을 해 먹었다. 딴엔 중화요리 흉내낸답시고 파기름이다 고추기름이다 두반장이다 잔뜩 두른 채였다. 거기다 수제 카페라떼랍시고 우유에 베트남 커피까지 돌돌 타서 입가심 했더랬다. 장염 바이러스에 먹이를 떠다 준 셈이다. 생전 겪어본 적 없던 증상이라 쉽게 생각했다. 장염은 정말이지 살면서 단 한 번도 걸려본 적이 없었는데... 묘하게 당혹스러우면서도 .. 2015. 6.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