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문학2

당분간 안녕, 하루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는 여전히 인기 작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외국 소설가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정작 이렇게 말하는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편이 못 된다. 하지만 내 호불호가 무슨 상관이랴. 때때로 이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타지인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호칭만 봐도 그렇다. '무라카미'도 아니고 무려 '하루키'라니! 파울로 코엘료도 '코엘료'고 천하의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베르베르'인 마당에 말이다. 어쩌면 기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보통의 외국 작가들은 성으로 불린다. 우리처럼 이름이 석 자뿐이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어디 그런가. 프란츠 카프카,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표트르 일리치 도스토옙스키... 길.. 2016. 8. 24.
<쓰가루 / 석별 / 옛날이야기>, 다자이 오사무 ​ ㅡ “왜 모험이 자랑거리가 되나요? 바보스러워라. 믿는 것입니다. 꽃이 있다는 사실을 확고하게 믿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이를테면 임시로 모험이라고 부르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에게 모험심이 없다는 것은 당신에게 믿는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믿는 것은 천박한 것입니까? 믿는 것은 사도(邪道)입니까? 아무래도 당신들 신사는 믿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살아가고 있으므로 다루기가 어려워요. 그것은 머리가 좋다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저속한 것입니다. 인색하다는 것입니다. 손해보고 싶지 않다는 것만 생각하는 증거입니다.” (p.359, 중) ㅡ 파멸과 우울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문동판 중단편선이다. 책 제목에서 언급된 세 작품이 정확히, 순서마저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로 수록돼 있다. 정직하다고 .. 2016.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