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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2

문학상 두 편과 <너무 한낮의 연애> 1.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 서울역을 서성거리다, 그 책을 보았다. 서울역엔 항상 분주한 속도감이 묻어 있었다. 시간에 쫓긴 시선과 마음들이 항상 그 공간의 공기에 섞여 있었다. 하행선 열차를 기다릴 적이어도, 거기선 편안함보단 영문 모를 초조함을 느낄 때가 더 많았다. 서점은 그곳에서 유일하다시피 홀로 느긋하게 서 있었다. 나는 걸음을 약간 늦추고서, 책들이 사람보다 곱절 이상은 많은 그 작은 곳으로 나른하게 몸을 집어넣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가판대가 길을 막았다. 아마도 해의 초입이었던 것 같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전성태 작가의 얼굴이 새겨진 이었다. 전성태 작가와의 마지막 만남을 떠올렸다. 그 해를 기준으로 5-6년 정도 됐을 터였다. 일단 다른 것부터 보고 있자, 생각나면 사면 되지.. 2017. 2. 5.
2017년 이상문학상 변론, 그리고 <랩소디 인 베를린> 새해가 밝았다고 말하기도 머쓱해지는 시간이다. 그새 이상문학상은 마흔 한 번째 이야기를 선보였다. 언제부턴가 이상문학상 수상작들을 읽지 않으면 새해를 맞지 못한 기분이 든다. 챙겨보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손꼽아 보니 어느덧 아홉 회차다. 문단에서 정평난 작가들조차 매년 막달을 설레게 한다는 상 ― 작품집은 1월에 발간되나 발표는 12월에 이뤄진다 ― , 작가 인생의 가장 굵직한 한 줄이자 평생의 힘이 되어준다는 상, 무엇보다 비슷한 명성의 상들이 한 차례는 겪었던 설화와 파문이 여직 없었던 상. 작가의 글과 세계에 관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인정이 바로 이상문학상일 것이다. * * * 본론에 들어가기 전, 곁가지 얘기를 먼저 해 보려고 한다. 이상문학상에 대한 논란에 관해서다... 2017.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