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포크너1 <소리와 분노>, 윌리엄 포크너 -- 진열창 안에는 시계가 열두어 개 있었는데, 그 열두어 개의 시간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시곗바늘이 없는 내 시계처럼 저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양립하지 않는 확신에 차 있었다. 서로 틀리다고 반박했다. (p.113) -- 시계는 시간을 죽인다는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작은 톱니바퀴들에 의해 째깍째깍 기록되는 한 시간은 죽은 것이며, 시계가 멈출 때에야 비로소 시간이 살아난다고 했다. (p.113) -- 다시. 존재의 과거형보다 슬픈 말. 다시. 무엇보다 슬픈 말. 다시. (p.128) -- 고향에서 팔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이런 날들이 있다. 이렇게 산소가 희박하고 열망으로 가득한 날들이, 서글프고 향수 어린 친숙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날들이. 아버지는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는 기후의 총합이라고 .. 2015. 10.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