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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2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ㅡ 하지만 난 정확하게 미끼를 드리울 수 있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 그래야 운이 찾아올 때 그걸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게 되거든. (p.34) ㅡ 같은 곳에서의 세 번째 면접. 마지막 질문을 받았다. 본인은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하나?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후련함과 상실감 사이,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달래려 집어든 책에서 저 문장과 맞닥뜨렸다.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 헤밍웨이의 문장은 짧고 단단하다. 한 치.. 2016. 8. 22.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 “중위님, 중위님이니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는 걸 잘 압니다. … 이 세상에 전쟁만큼 나쁜 건 없습니다. 앰뷸런스 부대에나 근무하는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나쁜지 전혀 모르죠.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지 알게 되더라도 멈추도록 수를 쓸 수도 없고요. 그렇게 되면 모두 미쳐버리고 말 테니까요. 그중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병사들도 있어요. 장교들을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전쟁이 일어나는 건 그런 작자들 때문이죠.” (p.22) -- 신성이니 영광이니 희생이니 하는 공허한 표현을 들으면 언제나 당혹스러웠다. 이따금 우리는 고함 소리만 겨우 들릴 뿐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빗속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또 오랫동안 다른 포고문 위에 붙여 놓은 포고문에서도 그런 문구를 읽었다. 그.. 2015.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