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1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군사훈련이나 전쟁놀이 같았다. 하지만, 진짜 전쟁이었다. 핵전쟁……. 뭐가 무서운지 무섭지 않은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아무도 몰랐다.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진짜 피난이 시작됐다. 기차역, 기차역은 엉망이었다. 기차 창문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었다. 질서를 잡고 줄을 세웠다. 매표구에 선 줄과 약국에 요오드를 사러 온 줄.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서로 욕하면서 싸웠다. … 우리 속옷을 빨아주던 아주머니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미리 세탁기 생각을 못 해서 결국 안 가져왔다. 손빨래를 해야 했다. 아주머니들은 다 나이가 많으셨다. 손이 물집과 부스럼으로 뒤덮이셨다. 빨래는 그냥 더러운 옷이 아니라 수십 뢴트겐에 노출된 옷이었다. “젊은.. 2015.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