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1 육개장이 뭐라고 텅 빈 냉장고를 떠올리곤 급히 저녁준비를 했다. 아침에 산 두부를 조리고, 잠자고 있던 애호박도 깨워 새우젓에 후루룩 볶았다. 번갯불에 굽듯 햄도 부치고 달걀도 후딱 말고 있는 반찬 몇 개 내니 얼추 모양새는 갖춰졌는데... 역시 한국인인지라 국이 없으니 허전하다. 마땅한 걸 찾다 냉장고 귀퉁이서 오늘내일 하던 콩나물을 발견. 양지머리를 사다가 육개장(경상도식 쇠고기국)까지 끓이고 나니, 그제야 뭔가 저녁밥상 같다. 국은 의외의 부분에서 신경이 쓰인다. 육개장만 해도 그렇다. 고추씨를 기름에 볶아 걸러내 고추기름을 짜는 과정도, 핏물 잘 닦은 양지머리를 적당히 삶아 우리는 과정도, 좀 번거롭긴 해도 별 건 아니다. 복병은 불이다. 이런저런 레시피에선 불에만 올려두면 다 끝난 것처럼 주부(!)를 독려하지만.. 2014. 7.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