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1 관능적인 혹은 원시적인 폭력 : 한강, <채식주의자> 처음 한강이란 작가에 관심을 가진 게 2년 전쯤이었던가. 교보문고 시집 코너에서 우연히 그녀의 것을 발견했다. 내가 아는 한강은 소설가인데 언제 시를 썼지 싶어 표지를 들쳤더니, 그런 의문은 넘치게 받았다는 듯 이력 제일 첫 줄에 기입돼 있었다, 1993년 시로 등단했다고. 그 길로 사서 읽은 가 한강과의 첫 조우였다. 너끈한 시간을 들여 겨우 읽은 시들엔 껍질이 벗겨진 언어들이 이지러져 있었다. 끝없이 갈아지고 빻아진 언어가 고요히 비명을 내지르는 듯했다. 그것은 어떤 아픔이기 이전에, 언어를 향한 치열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 읽은 것이 이었을 것이다. 언어와 세계를 집어삼키는 각자의 어둠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앞에서 소설 속 언어들은 치열하게 발버둥치고 있었다. 말 그대로 혼신의 힘을 다한 문장.. 2017. 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