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삶을 위한 일년1 꿈이 내게 말을 건넸다 어제는 꿈을 꿨다. 사실 꾸지 않는 적이 드문 편이다. 그럼에도 어제 꿈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으레 꿈의 말미에 이르면 아, 이 꿈은 기억할 수 있겠구나 싶은 호기로움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비집고 들어오는 법이다. 그러나 지각이란 생각보다 강해서, 기억하리라 마음 먹었던 그 말미의 순간부터 꿈은 우로보로스 뱀 같은 현실의 세계에 우걱우걱 잡혀먹히기 시작한다. 종내에는 맥락을 모두 잃은 채, 안개 같은 이미지만 남아 머리를 둥둥 떠다니고 마는 것이다. 남는 건 오늘도 꿈을 꾸었다는 사실 뿐. 꿈의 서고엔 이야기다운 신간이 들어오는 날이 손에 꼽힌다. 그런데 어젠 좀 달랐다. 나는 진즉에 졸업한 고등학교 교실에 있었다. 3학년 때 반임을, 꿈속의 나는 알아차렸다. 나는 왼쪽 창가에 접한 가장자리 분단 통로.. 2016. 9.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