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1 <멀베이니 가족>, 조이스 캐럴 오츠 다도(茶道)에서 잘 우린 차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몇 번을, 얼마나 우려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번째로, 1분 30초 가량 우려낸 차가 가장 이상적이다. 첫물은 향은 진할지언정 맛이 텁텁하고, 세 번째에 이르면 맛과 향이 약해져 차의 느낌이 덜해진다. 적절한 횟수, 적당한 시간을 지킨 차야만이 제 풍미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셈이다. 문학에서 '가족' 소재를 굳이 비교하자면 차를 우려내는 작업과 같다. 흔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 설익은 이야기는 이도저도 아닌 길로 흐르기 쉽고, 과용하면 딱 클리셰 되기 좋다. 그러나 이상적인 영역에만 들어온다면, 가족 이야기만큼 수용자의 마음을 쉽게 끌어당기는 주제도 없다. 최고의 문학작품 중 하나라 칭송되는 역시 엄밀히 말하면 가족 이야기다. 이 .. 2015. 7.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