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244 복이 많다 있는 힘껏 감사하고픈 나날과 사람과 축복 속에서 살아가는 생이라니 나는 얼마나 복이 많은 인간인지, 이다지도 복이 많은 인간일 수 있는지. 나를 두른 복의 두께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오늘 같은 순간엔, 문득 아득해지곤 한다. 하나하나 보답해 드려도 끝이 없을 이 마음들 앞에서 내 진심이란 얼마나 미욱한지, 그리고 미숙한지. 내가 복이 많다. 내가 복이 참 많다. 내 생에 분에 넘치도록 주어진 분들과 날들과 것들에 빠짐없이 온 힘을 다해 감사하고픈, 오롯이 사랑하고픈 날. 일상의 중력이 발 밑을 끌어당기는 이 순간에도 전하고 싶은, 그럼에도 열없는 부끄럼 탓에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마음, 마음, 마음. 감사합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2019. 12. 18. 홀가분 지수 20% 그래도 뭐라도 하나 해 놓고 돌아가는 귀갓길은 아무렴 훨씬 낫다. 고마운 마음까지 받은 저녁이니 더욱. 낫다기 보단, 좋다. 더없이 좋다. 지하철 안에서 빼꼼히 드러난 누군가의 책등을 흘깃흘깃 곁눈질로 훔치며, 짧은 이 기록 뒤에 나도 모처럼 무엇이나 펼쳐볼까 싶은 심야의 문턱. 약 한 시간 뒤에 서둘러 잠을 자고, 여섯 시간 사십오 분 뒤에 일어나서 하루를 건너면 그래도 주말이다. 콧노래 지수 30% 도달 예정! 2019. 10. 17. 운명이다 요 며칠 출퇴근길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듣고 있다. 이른바 으로 더 잘 알려진 바로 그 곡. 나는 카라얀의 지휘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건 몰라도 베토벤 5번만은, 적어도 내겐 카라얀이 압도적이다. 베를린필의 육중하면서도 둔중하지 않고, 경쾌하면서도 섬세함을 놓치지 않는 연주도 일품. 내달리는 듯한 속도감에도 음률 하나하나에 세심함을 기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이 곡만큼이나 내 운명의 향방도 참 모를 일이라는 까닭 모를 기분이 들곤 한다. 숨통을 조여올 것 같던 운명의 아귀가 돌연 등을 토닥이는 응원의 손길로 변하는 것 같은 느닷없는 변환에 또 한 번 힘을 얻는 일상의 순간들. 부제 때문인가, 이 곡엔 장면이 덧입힌다. 생의 마지막에 반듯이 누운 채로 하.. 2019. 9. 26. thank you, love you 감사한 인사, 과분한 말씀, 따뜻한 미소. 대화의 틈마다 건네신 말들에 미처 마음을 다 전할 새도 없이 하루가 갔다. 넘치도록 받은 선물에 눈물이 날 것 같은 이 시간들이 아쉬워 짧게나마 남겨보는 기록.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이를 수도 없는 일상이라니, 나는 정말로 복이 많은 사람이다. 미욱한 나를 대신해 먼저 다가와주신 소중하기 그지없는 마음들로, 배웠다. 또 배우고 돌이켰다. 희한하다. 힘을 주는 말들에는 저마다의 빛과 온기가 음성 하나하나에 묻어 있다. 우울의 언어는 하나 같이 검고 탁한 데 비해, 희망과 용기의 언어가 다채로운 빛을 띠는 건 그 때문인가 보다- 하고 이제 와 생각한다. 어떤 진심 덕에 주저앉아버리고 싶을 만큼 고마웠고, 어떤 진심 덕에 울어버리고 싶을 만큼 감격했으며, .. 2019. 9. 4. 이전 1 ··· 5 6 7 8 9 10 11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