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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기다리며, 月光 예고 없이 찾아오는 기억들이 있다. 오늘의 킨키키즈가 그랬다. H의 연락을 받고서 갑자기, 오랜만에 들어보고 싶어졌다. 몇 번이나 듣고 봤던 거지만 감회가 새롭다. 한창 좋아하던 시절의 기억이 남은 탓인지 최신 영상이라 생각했는데 정식 데뷔 10주년, 2007년 이맘때보다 2주 정도 빨랐던 때 무대다. 벌써 7년 전이다. 문득 느껴지는 시간의 너울에 몸서리 친다. 정말로 시간이 빠른 건지, 이럴 때만 느끼는 내가 둔한 건지. 킨키가 참 괜찮았다. 기일 듯 아닐 듯 아이돌의 경계에 아슬아슬 선 특유의 매력이 있었다. KinKi Kids, 킨키(간사이) 출신 아이들이라는 다소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름과는 달리 음악 하나는 정말로 멋졌다. 방송에선 한껏 끼를 펼쳐도 음악 앞에서는 언제나 진지했다. 개.. 2014. 8. 10.
짧고 굵게 딱 한 방. 진리의 배드 투어. 웸블리 배드의 Another Part of Me는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87년 공연엔 리스트에 없었다가 88년 투어부터 세 번째 순서에 배치됐다. 이렇게 멋진 것을! 안 불렀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쉬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마이클잭슨 라이브 중에서도 단연 손꼽힌다. 넘치는 흥으로 무대를 즐기는 세션과, 열정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런 섹시함으로 중무장한 젊은 마이클잭슨. 거기다 전폭적인 관객들까지, 이처럼 멋진 조화가 또 어디 있을까. 개인적으로 CD 버전보다 라이브 버전을 훨씬 좋아한다. 숨소리 하나 몸짓 표정 한 올 버릴 게 없다. 아버님(...) 멋쪙! 2014. 8. 8.
Man In The Mirror 지친 마음에 내려앉는 Man In The Mirror. 마이클잭슨의 대표곡으론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글렌 발라드와 시다 가렛 작, 퀸시존스 및 마이클잭슨 공동 프로듀싱 곡이다. 단일앨범 내 최다 빌보드 1위곡을 보유한 기록이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Bad에서의 네 번째 히트싱글. 1988년 1월에 발매돼 2주간 정상을 수성했다. 더 말하면 입이 아프리만치 격정적인 감동과 열정이 몰아치는 곡이지만, 2절 후렴구 후부터가 특히 백미다. 머리 끝에서 끼얹어진 전율이 발끝까지 온몸 구석구석을 흠뻑 적신다. 마이클잭슨이 잘 하던 장르 중 하나였던 가스펠 풍 발라드의 시초격 곡이기도.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지구 어딘가의 영혼들, 특히 어린이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경건한 합창과 어우러낸 특징은 이후 마이클잭.. 2014. 8. 7.
마음만큼 까마득한 말 너무 좋아하게 되면 무슨 말을 해얄지 모르겠다. 어른이란 것이 돼도 마찬가지다. 보이지만 않는다면야 숨이라도 한껏 들이키고 시작하고 싶다. 습기가 잔뜩 어린 공기처럼 이리저리 스미고 가득 무거워진 마음. 주먹만한 공들이 사면체 심장을 여기저기 튀어다니는 것 같다. 수많은 말들 중에 내 것 같은 말이 없다. 이런저런 언어들이 일렬종대를 해도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감정의 지평선에 서서 보는 언어의 세계란 까마득히 떨어진 아예 다른 대륙 같다. 이름 하나에도 인사 한 줄에도 괜한 고민을 쏟아붓다,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을 꺼내버리고 만다. "友達に手紙を書くときみたいに スラスラ言葉が出てくればいいのに..." 오랜만에 곱씹는 가사 한 줄에 꽂혀서 뭉게뭉게 피어오른 생각. 정말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처.. 2014.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