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244 어느 고요 여느 때와 다름없다고 생각하며 출근했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놀란 얼굴을 마주하고 아차 싶었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아뿔싸, 바늘은 각각 6과 10(도 채 못 간 그 언저리)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가씨들은 잠이 많은데 왜 이렇게 일찍 출근했어요? 그러게요, 저도 방금 시계 보고 깜짝 놀랐네요. 평소와는 조금은 결이 다른 인사를 주고받은 뒤 컴퓨터를 켜고 어제 채 비우지 못한 정수기 잔여물 컵 - 마뜩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이것저것 끼워맞춘 단어인데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을 비우는 동안, 아주머니는 빠른 손놀림으로 밤새 널브러진 이 작은 공간을 추스르고 계셨다.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께서 청소하시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간은 청소를 마치고 부랴부랴 나오시는 종종걸음 속에서 급히 인사를 나.. 2018. 1. 23. 이런 거 은근히 재미있으니 해 보는 2017년 결산. ...그렇다고 한다. 아직 11달을 더 건너가야 하지만, 왠지 올해엔 '회사'가 큼직하게 끼지 않을까 싶기도. 2018. 1. 21. 롤러코스터 아주 좋은 하루였는데, 분명 정말로 좋은 하루였는데 막판에 또 타 버렸다, 롤러코스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나의 이해도 이제는 임계치에 이르러 버린 듯해, 텅 빈 몸에 차곡차곡 분노가 차 오른다, 롤러코스터. 눈물도 그럴 힘이 있어야 나는구나, 불과 하루이틀 사이에 나 역시, 롤러코스터. 이것마저 감사해야 하나, 고민과 분노를 오가는 어느 저녁의 롤러코스터. 2018. 1. 18. 감사의 기록 발령 이후, 특히 이 업무를 맡게 된 후 하루 하루 나 자신에 대한 회의와 마주했다. 오늘은 좀 피해갔다 싶으면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나의 모자람에 결국은 또 짙은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이따금 생각했다. 회사는 나의 무엇을 보아준 걸까. 내 뒤를 조용히 맴돌던 말들과 기대들을 어렴풋이나마 알기에, 요 최근에 더 부쩍 그런 생각을 했다. 감사해 마지않아야 하는데, 묵직한 미안함만 앞섰다. 실은 지금 이 순간도 그렇다. 실수를 안 하는 날이 정말 하루도 없는 데다 기본도 아닌 기초적인 것들조차 모르는 나 자신을 느낄 때마다 더... 나는 왜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나를 채워주었다고 믿어왔던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나. 나는 무얼 했나... 싶었다. 오늘 정말 큰 실수를 했다. 혼이 나는 거야 당.. 2018. 1. 11.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