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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번 주는 휴일출근에 야근이다. 바짝 독하게 달려보기로 마음 먹었다. 조금씩 미리 준비했다면 달랐을까 싶다가도, 결국은 또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한결 편안해진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고. 기왕 접어든 국면이라면 기쁘게 맞닥뜨려야지. - 살이 쪘다. 봄도 온 데다 불편하기까지 하다. 미세먼지가 심해 홧김에 헬스장엘 등록했는데, 하루 나갔던가... 아직은 조깅만큼의 희열을 근력운동에서 찾질 못하고 있다. 게다가 퇴근 이후에나 뭘 좀 할 수 있으니... 회사 다니면서 운동한다는 게 정말 쉽지가 않은 일이구나 싶다. 백수일 땐 몰랐던, 미처 이해하지 못했고 알 리도 없었던 질감이 다른 피로감에 저녁이면 넉다운 되곤 한다. 그래도 조금씩 이 생활에서도 틈을 찾아나가야지. 이 촘촘한 초끈들을 휘.. 2018. 3. 31.
만취 간만에 꽤나 취해 거처로 돌아가는 저녁이다. 이만치나 취했음에도 굳이 이 공간에 글을 남기고, 못다 읽은 활자를 마저 끝내고픈 마음이 드는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마음과, 이모저모한 감사함에 나름대로 달콤하게 마감하는 입사 2년차의 화이트데이. 툭툭 돋아오르는 만취의 만용을 꾹꾹 눌러담으며, 해장은 아이스크림으로나 해야겠다며, 모처럼 먹은 다이어트 다짐이 흩어지지 않게 내일은 바짝 조아야겠다며, 오후 내내 씨름했던 보도자료 속 3호선 안에서 취한 몸을 기대며 마감하는 하루. 평범하게 취한 어느 시간들을 읊을 내일을 잠깐 생각해보고, 공연한 넋두리에 조금은 부끄러워하며, 그나마 여기가 나만의 공간임에 아주 살짝 안심하며, 종점임을 알리는 로고송에 의례적이지는 않은 주의를 기울이며 흘려보내는 어느 하.. 2018. 3. 14.
분노의 계절 좀체 삭여지지 않는 분노와 모처럼 맞닥뜨렸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언사에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그나마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았단 게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랄까. 더 많이 알아야겠다고, 동시에 처음부터 확실히 기준을 세워야겠다고,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고삐를 죄지 않을 적의 내가, 그 여자가 내뱉는 막무가내의 언어들에서 잠깐 보였다. 그분도 이런 심정이었겠지. 정말로,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타인을 통해 또 이렇게 배운다. 그래, 이조차도 감사해야지. 사실 이외엔 다 감사할 것들이니, 그래, 좋은 약이라고 생각해야지. 좋은 때 있겠지. 2018. 3. 5.
이야기와의 조우 일주일 남짓 내리 책 세 권을 읽었다. 회사 이름을 욱여넣으며 검색창에서 보내던 출근길 45분 여를 독서로 완전히 대체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다.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 점심시간도 반납하고 퇴근길에도 책을 붙잡는다. 가만히 생각하니 하루에 최소 2시간은 2차원의 삶과 마주하는 셈이다. 덕분에 아주 조금씩,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입사 후 나를 떠나버린 것만 같았던 언어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다. 아주 물러나 버린 건 아닐까 걱정했던 이야기들과도 만났다. 아니, 실은 거기 있었는데 내가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는 새 다시 내 앞에 마주선 이야기 덕에 요 며칠 행복하고 뿌듯했다. “참 잘 썼네”라는 무던한 칭찬부터 “소설 쓰면 잘 하겠네”라는 농담의 농도가 더 짙은 첨언까지, 생각지 못.. 2018.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