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일상
틈을 메워보려
디어샬럿
2016. 6. 12. 23:07
일상을 기록의 형태로 남기는 행위를 해본 지가 꽤 오랜 것 같다. 아니, 굳이 짚어 말하자면, 실은 이 공간을 구태여 찾아온 게 오랜만이다. 뭐가 그렇게 어렵고 낯설어서 발길조차 머뭇거렸을까. 발길...이라는 상투적인 표현 앞에서 흠칫 망설였지만, 손길이란 말보단 왠지 발길이란 말이 어울리는 공간 같아서 그냥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어딘지 한결 살아있는 곳처럼 들리는 게 영 낫다. 그러고 보면 상투적인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의 입김을 스쳐간 말이란 건, 다수의 가슴에 자국을 남길 수 있으리만치 경험적으로건 감성적으로건 높은 밀도를 지녔단 뜻이기도 한 법이다.
활자로 남겨지지 않은 시간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기억에마저 머물지 않고 스쳐 내달려간 느낌이다. 많은 일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알음알음한 사람들 속에서 때론 허우적댔고 때론 이어져보려 했고 때론 딛어보려 했다. 그나마 그간의 기억이 너무 멀지 않게 느껴지는 건, 이리저리 방황하며 여기저기 조각처럼 남긴 어제들이 있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짧지 않은 걸음의 끝에 찾은 것은 역시나 이곳.
다시 조금씩 이야기 해보고 싶다.
p.s 몰랐는데 작년 글 이후 딱 1년 째구나...